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는 자신을 흰고래 무리 속에 사는 외뿔고래에 비유하며 “낯선 고래들과 살고 있다. 적응하기 쉽지 않고, 저를 싫어하는 고래도 많다. 그래도 괜찮다.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카페곰손(이하 곰손)은 이런 외뿔고래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의 공간이다. “그들은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특별한 거죠. 그들이 모두에게 사랑과 격려를 받으며 일하는 카페가 되었으면 합니다” 곰손의 손호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곰손의 시작이 궁금해요. 어떻게 가게를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저는 4개월 전만 해도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었어요. 하지만 회사에 다니면서 ‘무언가 도전하고 싶다,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들더라고요. 그 도전의 시작으로 작년에 와이프와 프랜차이즈 카페를 시작했죠.

면접 볼 당시 저는 서비스직은 보여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외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면접에서 한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전에 일하던 곳에서 외모로 인해 동료들과 사장님으로부터 차별대우를 받고 따돌림을 받았다고. 저는 그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어요. 저 또한 그런 기준으로 알바생을 뽑고 있다는게 부끄러웠습니다. 그때 ‘이런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근무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곰손’의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곰손은 중의적인 의미가 담겨있는데요. 저희 카페가 곰손을 이용해 음료를 드리기도 하지만, 뜻 자체로는 손으로 하는 작업과 활동에 미숙한 사람이에요. 이제 4개월 차에 접어든 초보 사장인 만큼, 저와 직원들 또한 서툴지만 최선을 다해 맛있는 커피와 서비스로 보답하고자 합니다.

곰손의 특별한 영업방식이 있다고 들었는데 무엇인가요?

저희 카페는 비대면 유인 카페에요. 키오스크로 메뉴를 주문하면 곰손이 나와 진동벨을 건네주고, 완성된 음료를 장미와 함께 전해줍니다. 그때 곰손이 손도 흔들어주고 악수도 해줘요.

이런 독특한 카페의 직원을 고용하는 기준이 궁금하네요.

“남들 앞에 서는게 두려운 사람, 외모로 인해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 비록 나이는 많지만 사회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했습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70대 노인, 남들 앞에 서는 게 두려운 대인기피증 20대 친구, 몸에 타투가 있어 고용이 잘 되지 않았던 60대 아주머니를 뽑았습니다. 최소한 제가 있는 여기 매장에서 만큼은 그분들이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고, 차별 받지 않을 수 있어 좋습니다. 앞으로도 쭉 이런 기준을 가지고 직원을 채용할 예정입니다.

외모가 남들과 다르거나 상처, 흉터로 인해 고정관념이 있을 것 같은 사람,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하고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사람, 우울하고 외로운 사람. 이런 사람도 사회활동에 기여하고 싶어, 곰손을 찾아왔습니다. 그분들은 다르지 않아요. 단지 특별한 거죠. 그들이 모두에게 사랑과 격려를 받으며 일하는 카페가 되었으면 해요.

곰손만의 특색인 음료를 시키면 나오는 장미! 장미를 건네는 이유가 있을까요?

사람들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꽃을 받을 때라고 말해요. 그래서 장미를 드렸죠. 가장 중요한 커피가 나가는 순간에 고객이 행복했으면 했거든요. 평범했던 하루가 소박한 커피와 장미로 인해 특별한 하루가 된다면 그만큼 큰 행복은 없을 거니까요.

메뉴판에 ‘음료가 나올때 사랑해 말해주기’라고 적혀 있는 것이 독특한데요, 이걸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살면서 ‘사랑해’라는 예쁘고 소중한 단어를 몇번이나 전하게 될까요? 또 ‘사랑해’라는 단어를 들을 일은 몇번이나 있을까요? 이런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생각보다 많은 고객들이 이야기 해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곰손의 메뉴들은 어떻게 개발하셨나요?

운영방식이 독특한 만큼 메뉴에도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MZ세대를 겨냥하려면 맛과 비주얼을 모두 잡아야 했기 때문에 The 스윗 곰라떼라는 시그니쳐 메뉴를 만들어 냈는데요, 구운 마시멜로와 달콤한 커피를 함께 마시는 커피입니다. 특별한 걸 찾아다니는 MZ세대들에게 대표 커피로 자리 잡았어요.

카페 운영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곰툰을 올리시던데 곰툰은 대표님이 직접 그리시는 건가요?

제가 스토리 기획을 맡고, 매장 직원이 직접 그림을 그립니다. 고객들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곰툰을 시작했어요. MZ세대들을 공략하기 위해 웹툰보다는 인스타툰을 만들었습니다. 처음 계획은 곰손 유튜브 채널을 만들 예정이었지만, 유튜브에 사람이 불쑥 나와 이야기를 한다면 현재까지 쌓아온 곰의 이미지와 괴리감이 들것이라 생각해 곰툰을 먼저 발행했어요.

카페를 운영하면서 재미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기억은 20대 단골 고객분이에요. 그분이 매주 찾아왔거든요. 비가 오더라도 찾아주셨는데 이제는 대학을 졸업해 타지로 가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편지를 주고 가셨어요.

곰손 덕분에 자기는 그동안 너무 즐거웠고 덕분에 행복했다고. 항상 혼자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 곰손을 찾아 손을 잡아보고 따뜻함을 느꼈다고 해요. 그렇게 위로를 주고 매장 내부 직원은 위로를 받고, 그런 상호작용이 되는 카페로 성장한 것 같아 가장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곰손 창업에는 특별한 조건이 있다고요?

곰손 가맹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조금은 특별하지만 관심과 격려가 필요한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죠. 대부분의 사장님은 곰손의 외관만 보고, 저렴하게 창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합니다. 하지만 저는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창업을 했기 때문에, 저의 가치관과 부합하지 않는다면, 정중히 말씀을 드린 후 거절을 한 상태에요. 지금 계획으로는 곰손 2호점을 개설하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곰손을 알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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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말을 전하고 싶어요. 남들과 다른건 잘못이 아닙니다. 본인이 더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세요 특별한 만큼 더욱 빛나는 삶을 살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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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작은가게 오래가게' 대학생 서포터즈 박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