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
러블리페이퍼의 목적은 망하는 겁니다!
가게지기 1기
22.11.07
우리는 사업을 시작할 때 대게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내가 관심 있는, 또는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를 공부하고 상품성을 올려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가게의 궁극적인 목적이 망하는거라고? 이게 무슨 사업가로서 할 말인가.
SG, 환경, 업사이클 등은 여러 분야에서 뜨거운 감자이다. 기후 위기에 접어들면서 #용기내챌린지, #지구의날, #비건 등은 일반인들에게도 깊이 스며든 하나의 트렌드이다. 또한, 우리 세계가 마주하는 또 하나의 사회적 문제, 초고령화 사회. 이 둘을 접목하여 세상을 조금씩 바꾸고자 하는 곳이 있다. 관심은 가지고 있으나 어느 것 하나 혼자서 실행하기 어렵다면? 러블리페이퍼와 세상의 변화에 함께하자.
러블리페이퍼는 어떤 곳인지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6년차 러블리페이퍼의 대표 기우진입니다. 러블리페이퍼는 폐지 수집 어르신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탄생한 곳인데요.
러블리페이퍼 기우진 대표님
폐지 수집 어르신들께 정당한 폐지 가격을 드리고 폐지를 매입해서 친환경 업사이클 제품을 제작, 판매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어르신들 일자리도 창출하고, 제품 판매 수익으로 다시 어르신들의 여가, 주거, 안전에 지원하여 선순환적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상호명이 러블리페이퍼(loverepaper)예요. 센스 있는 작명인데, 어떻게 작명하시게 된 건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사실 저는 작명에 센스가 없어요. (웃음) 저희는 대학생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로 시작했거든요. 그때 함께했던 학생이 lovely 의 ly를 re로 바꾸자 제안했어요. 자원을 리사이클하자는 개념을 도입해서 ’사랑으로 종이를 다시 리사이클하자‘는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만들었죠.
최근에는 보드게임 쎄쎄쎄를 개발했는데, 직관적으로는 쎄쎄쎄 놀이를 담았고, Save the Earth, Save the Environment, Save Everyone 의 앞 SE SE SE의 의미를 담아 작명했어요. 제 아내의 센스였죠. 주변에 센스 있고 창의력 있는 사람들이 많아 좋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거 같아요.
쎄.쎄.쎄 보드게임
사회적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지만, 이를 발전시켜서 프로젝트, 기업으로 만든다는 게 진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만드시게 된 이곳만의 가치 혹은 운영 철학이 궁금해요.
저희의 중요한 두 가지 키워드가 있는데요. 친고령, 친환경이에요. 2050년에는 노인 인구가 1,700만 명이 넘는다고 해요. 하지만 그에 비해 아직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나 사회보장제도가 취약하거든요. 저희 회사가 빈곤 노인뿐 아니라 노인기에 접어들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서도 쓰이고 싶어요.
사실 친환경은 요즘 대기업에서도 ESG 실천을 하고 있고, 많이 중요한데요, 실제로 환경 이슈는 미래세대뿐 아니라 현재 세대에서도 중요한 문제거든요.
특별히 저희가 목적하는 대상인 시니어와 환경을 접목하고 있기 때문에, 폐지를 수거하시는 어르신들이 노인이면서 동시에 친환경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이 분들을 ‘자원재생활동가‘라 부르며 그 가치를 이어가고 있어요.
그렇다면 이제 친고령, 친환경 이 두 키워드를 가지고 진행해오신 일들을 소개해주세요
1.페이퍼 캔버스
저희 제품의 시작이죠. 폐지 수거 어르신들께 1kg 당 300원에 매입해서 공정을 통해 페이퍼캔버스를 만들어요. 현재 폐지 1kg당 시세는 80-100원 정도로, 저희는 약 3배 정도 더 값을 드리고 있어요.
공정 과정에서도 저희는 나무 틀이 아닌 폐박스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에요. 저희 캔버스 1호 사이즈 기준 400개를 만들면 나무 1그루가 보존돼요. 폐지를 재활용 할 때도 물, 전기 에너지가 거의 들어가지 않아 친환경적이죠. 페이퍼 캔버스의 파생상품으로 캔버스 그 자체, 캔버스 키트, 아트 작품, 사진 인쇄 캔버스 등이 있답니다.
페이퍼 캔버스 판매 사진
2.쌀포대 종이가죽
시중에서 버려지는 쌀포대는 사실 일반 쓰레기임에도 종이로 배출되고 있어요. 이 점에서 업사이클 제품을 기획하게 되었죠. 시중에 있는 쌀포대 가방의 미용성이나 실용성이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고자 저희는 호텔에서 버려지는 폐린넨 시트를 합접해서 탄탄한 종이 가죽 원단을 만드는 중입니다. 이 종이가죽으로 노트북 파우치, 돗자리, 에코백, 보냉백, 마우스패드, 지갑 등 다양한 파생상품들을 제작, 판매하고 있어요.
원단으로 만들어지기 전의 쌀포대들
쌀포대로 만든 노트북,아이패드 파우치와 에코백
3.다회용 손수건, 러블리타월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종이 핸드타월 한 장당 1.7g의 탄소를 배출한다고 해요. 하루 평균 6장 정도 쓴다고 하니, 이를 다회용품으로 만들자고 생각했죠. 호텔에서 버려지는 침대 시트를 사용해 핸드타월처럼 겹쳐서 납품해요.
사용한 후에 수거함에 넣으면 저희가 24시간 단위로 수거하고 세척해서 다시 넣어드리는 시스템이에요. 다회용 손수건을 이용하면 기존보다 최대 92%까지 탄소 배출을 절감할 수 있거든요.
쌀포대 종이 가죽에서 친고령적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페이퍼 캔버스뿐 아니라 쌀포대 종이 가죽 원단을 제작할 때도 저희가 정규직으로 고용한 어르신들께서 생산하고 계세요. 폐지를 주워 얻는 소득보다 약 5.4배 정도 증가한 소득을 받으면서 노동은 훨씬 절감되다 보니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즉, 저희는 친환경을 통해서 어르신들의 고용 안정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폐린넨 시트를 접합하시는 자원재생활동가 어르신
1차 가공에 참여하시는 어르신들
진짜 취지가 너무 아름다운 회사예요. 단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걸 넘어 외부 교육도 나가신다고 들었어요.
사실 제가 대안학교 교사 출신이라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익숙하고, 또 이 교육이 제가 가진 사회적 소명인 ‚인식 개선‘에 도움이 많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반적인 강의보다는 체험형을 통해 그 효과를 높이고자 했고요.
아이들이 만들고 꾸민 종이 가죽 파우치(좌) 자원순환교육용 보드게임 쎄쎄쎄(우)
교사가 나가서 강의한 후 다시 수거해와서 세척하고 재사용이 가능하게 하여 진정한 업사이클을 경험할 수 있죠. 업사이클이 우리말로 ’새활용‘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환경과 사람을 살리는 새활용‘이라는 제목으로 자원순환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혹시 앞으로 하고 싶으신 일이나 목표가 있다면요?
제가 ”러블리페이퍼의 목적은 망하는 겁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웃음)
최종 목적이 기업이 망하는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목적과 목표는 다르니까요. 저희가 꿈꾸는 사회는 사실 러블리페이퍼가 흥하는 사회보다 저희가 추구하는 사회적 소명을 달성해서 폐지 줍는 어르신들께 어떠한 지원을 드리지 않아도 안정된 삶을 사실 수 있는 사회거든요. 그게 저희가 열심히 일하는 최종적인 목표이자 이유입니다.
이 정기구독은 월 1만원으로 1년에 4개의 페이퍼캔버스 아트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며 폐지 수집 어르신들을 위한 지원금으로 사용됩니다.
글 | '작은가게 오래가게' 대학생 서포터즈 최지우
본 포스팅은 작은가게 오래가게 대학생 서포터즈 '가게지기' 활동의 일환으로 활동비를 제공 받아 작성된 홍보 콘텐츠이며, 광고나 협찬 없이 소상공인을 직접 발굴하여 인터뷰를 진행해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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